지역주민들을 위한 의정활동은 뒷전이고 자기들의 의정비 인상에만 힘을 합해 노력하는 인상이다. 의정비가 적어서 의정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지자체를 감시하고 주민의 어려움을 지자체 운영에 반영토록 하자는 것이 기초의회의 당초 역할과 목적이 아니었던가.
명예직으로 출발한 기초의회가 돈벌이 또는 생업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떨칠 수 없다. 지방의원 의정비는 유급제로 전환하면서 대부분의 중소도시는 50%나 인상 됐으며, 시군구의 경우 평균 30% 인상됐다. 이는 매년 동결이나 3~5%로 인상되는 공무원을 상대적으로 우월하는 작태이다.
알려진 주된 내용은 인구 15만 명 미만 지방은 3천776만∼6천497만원, 그 이상은 4천770만∼7천100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의 기초의원 연봉이 전국 평균 2천776만원(최소 1천920만원, 최다 3천804만원)이니 내년부터는 그것의 두 배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말이다.
지방의원직 유급화 때 무산됐던 ‘부군수 부시장 부구청장 수준 연봉’을 기어코 성취해 내겠노라 다시 칼을 빼들고 달려든 모양새다. 유급화 겨우 일 년을 넘기자 해괴망측한 이런 짓거리를 벌리는 모습은 거리의 조폭적 행위로 정말 놀랍고 당혹스럽다.
지방의원의 예우가 원천 무보수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유급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많지 않음에는 동감한다. 그러나 기왕 적은 것 매년(기간을 정해 10~15년) 조금씩 단계적으로 상향 보전 받는 성숙한 자세의 모습을 보고 싶다.
지방의원은 지방살림을 잘 챙기고 지방재정을 잘 지키라고 뽑아 보내 둔 지역민의 대리인들일진대, 그들이 되레 앞장서 맡겨진 일에는 등한시하고 곳간의 열쇠를 복사해 제 배를 불리려는 것은 의정활동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같아 황당하고 정말 배신감이 적잖다.
그것도 유권자들이 전적으로 수긍하고 공감하는 물가 상승폭 정도가 아니라 원칙이나 상식도 없이 아예 잃어버린 15년의 무보수 월급을 한꺼번에 보전 받겠다고 뻥튀기로 배 이상 올리겠다니 갈수록 살기 어려워져 애태우는 서민들을 우롱하는 일이다.
명목상으로나마 무보수 봉사 명예직으로까지 격을 높여 설정했던 지방의원 자리가 결국 이런 수준의 것으로 판명되는 것이 거듭 절망스럽다. 누구없이 정부 재정을 곁눈질하고, 공금은 먼저 보는 자가 임자라는 식의 빼먹기 경쟁을 노골화하는 것 같아 무엇보다 두렵다.
이에 행정자치부가 강력 제동을 걸고 나섰다고 한다. 비판 여론에 밀리면 기초의회 의장협의회가 먼저 이번 시도를 잠시 중단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미봉해 좋을 일이 아니다. 이참에 제도와 법률에 부족한 게 무엇인지 살펴 시스템 자체를 재정비해야 한다.
어쩌면 지방의회 자율에 맡겨놓은 연봉 책정권 자체의 회수부터 검토해야 마땅할지 모를 마당이다. 그들이 대통령령으로 규정된 연봉 책정상의 몇몇 준칙들마저 지키지 않는 것은 물론, 의정비 적정성 심의 기구 구성권까지 독점하겠노라 한 걸음 더 나아가기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자체별로 수천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해마다 물가상승률 이라든지 공무원 봉급 인상률을 초과해 무차별적으로 인상한다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그리고 명예직으로 시작한 기초의원 신분에도 걸맞지 않다.
더구나 기초의원은 겸직이 보장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무분별한 의정비 인상은 지역주민들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역 주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의정비인 만큼 인상 문제는 전적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여론과 의견에 따라야 함이 마땅하다.
안 그래도 끊임없이 들려오는 것이 지방의원 비리 소식이다. 정말 이 꼴로 지속돼도 좋을 것인지 한탄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지방자치는 아니한만 못하다.
이강문/
대구소리 상임대표.
대구경제복지연구소장.
일자리창출 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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